어렸을 때 미술 시간에 색의 3원색이라고 하면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이라고 배웁니다. 3원색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 세개의 색깔을 섞어서 모든 색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배우고, 세가지 색을 모두 섞으면 검정색이 된다고 배웁니다.
그런데 실제로 수채화 시간에 오만 물감을 다 섞으면 검정색이라기보다는 뭔가 짙은 갈색에 가까운 칙칙한 색이 나오지 않던가요? 이런 얘길 하는 건 색의 3원색이 빨강 노랑 파랑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걸 알려면 사실 빛의 3원색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빛의 3원색
색의 3원색을 알기 위해 빛의 3원색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이상할 수 있는데, 이게 사실은 색의 3원색이라는 건 빛의 3원색의 보색이기 때문입니다. 빛의 3원색은 빨강, 초록, 파랑색입니다. 흔히 RGB라고도 합니다. (Red, Green, Blue)
위 그림은 흔히 빛의 3원색이라고 치면 나오는 그림입니다. 가산혼합을 통해 빛끼리 섞을 때 (더할 때) 어떤 색깔이 나오는지를 알 수 있는 거죠. 여기에서 서로 반대된 곳에 있는 색깔을 "보색" 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초록색 반대쪽엔 자주색이 있고, 파란색의 반대쪽에는 노란색이 있고, 빨간색의 반대쪽에는 비취색이 있습니다.
색의 3원색
위에서 살펴본 빛의 3원색의 보색이 각각 색의 3원색입니다. 이 색에는 한국어보다 더 유명한 영어 명칭이 있습니다. Red의 보색은 Cyan (시안) 이라고 하고 Green의 보색은 Magenta (마젠타), Blue의 보색은 Yellow (옐로우) 라고 합니다. 여기에다 검정색 (blacK) 을 더해서 부르는 이름이 바로 CMYK입니다. (Cyan - Magenta - Yellow - blacK)
색의 3원색이라는 건 사실 종이에 인쇄하기 위한 3원색입니다. 반대로 빛의 3원색은 디스플레이에 표시하기 위한 3원색이구요. 출력물의 경우에 CMYK라는 규격이 굳어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종이에 파란색을 출력하려면 어떤 색을 섞어야 하는가? 주황색을 출력하려면 어떤 색을 섞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가 있을 때 Cyan, Magenta, Yellow를 섞으면 잘 되더라 하는 거죠.
정리하자면 색의 3원색은 인쇄물을 위한 3원색이고, 빨강 노랑 파랑이 아니라 Cyan, Magenta, Yellow 입니다.
왜 보색일까
빛과 인쇄물이 색을 만드는 방식이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빛은 가산혼합을 통해 색을 만들고, 인쇄물은 감산혼합을 통해 색을 만듭니다. 그냥 빛은 합치면 합칠수록 밝아지고, 색은 합치면 합칠수록 어두워진다는 뜻입니다. 사실 완전히 맞지는 않지만 위의 3원색 원을 다시 한번 예를 들어보죠.
빛의 3원색은 가산혼합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초록과 빨강을 섞으면 노란색이 나옵니다. 그리고 노란색과 그 보색이 되는 파란색을 또 섞으면 흰색이 나옵니다. 점점 밝아지는 방향이죠? 그러면 이번에는 색의 3원색의 혼합 방식을 보겠습니다. 대비를 위해서 동일하게 빛의 3원색 원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색의 3원색은 Cyan, Magenta, Yellow라고 했습니다. 여기서는 나오는 게 반대입니다. 노랑과 마젠타를 섞으면 그 사이에 보이는 빨간색이 나옵니다. 그리고 빨간색과 그 보색인 Cyan을 섞으면 검정색이 나옵니다. 점점 어두워지죠? 그래서 감산혼합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Magenta와 Cyan을 섞으면 파란색이 나오고, Yellow와 Cyan을 섞으면 초록색이 나옵니다. 빛의 3원색과 정반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색의 3원색 외에 검정색을 섞는 이유 (CMYK)
이론적으로는 Cyan, Magenta, Yellow를 섞으면 검정색이 되어야 하는데 굳이 검정색을 더 추가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건 잉크를 제작할 때 이론적으로 완벽한 3원색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색이 다르면 세개를 합쳤을 때 검정색이 나오지 않겠죠.
그래서 아마 이런 경험 있으실 겁니다. 프린터에 검정색이 없고 컬러 잉크만 남았을 때 컬러 잉크만으로 인쇄를 하면 뭔가 희뿌옇게 나오면서 검정이라기보다는 진한 갈색에 가깝게 인쇄되는 걸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처음에 말한 수채화 물감 다 섞으면 나오는 색이랑 비슷한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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